정치
2018.07.27 17:08

이카로스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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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7일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의원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하루 전인 7월26일 우리 상주시에서는 노무현재단 상주시지회에서 주최한 ‘노회찬의원 상주추모제’가 약 1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개최되었다.

 

이승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약력 소개로 시작하였다. 1956년 부산 출생의 노회찬의원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함과 동시에 전기용접공으로 인천에서 노동자의 삶을 살아간다. 노동운동에 투신한 노회찬의원은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 결성을 주도하고 1992년 대통령선거 백기완후보의 선거운동 본부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이어진 진보정당운동에서도 지속적인 역할을 해왔다.

 

마침내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의원으로 당당히 입성을 하고 2012년 제19대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이른바 삼성X파일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거대권력에 맞선 유일한 국회의원이기도 하였다.

 

KakaoTalk_20180727_164536441.jpg

 

상주추모제는 ‘님의침묵’ 시낭송과 시민들의 추모사로 이어졌고 신명섭님의 ‘부치지 않는 편지’ 추모노래와 조영옥 선생님의 ‘큰나무 큰그늘’이라는 자작 추모시로 끝을 맺었다.

 

큰 나무 큰 그늘
                     ㅡ 고 노회찬 의원님을 추모하며 ㅡ


나무는 제 그늘을 모릅니다
그늘에 쉬는 사람은 나무의 존재를 모릅니다.
그늘이 그냥 있는 양 
그저 쉬었다 떠납니다
나무는 묵묵히 나무의 일을 합니다.
양분을 빨아 올리고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피우고 그리고 
다음의 봄을 기약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
노회찬
당신이라는 나무는 
노동자의 이름으로 
또 다른 약자의 이름으로
고통 받는 사람의 이름으로
자랐습니다.
수많은 상처와 시련으로 
더욱 단단하고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커다란 나무 그늘은
때로 촌철살인의 유머로
힘든 사람들의 청량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듯
민중의 고통으로 얼룩진 역사 속에 
앞서 나아가고 보듬어주는 
당신이 
당신이라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신용카드 5개가 모두 정지되는 상태에서
신용불량의 상태에서 출마할 수 없다며
친지에게 돈을 빌려 갚고 출마했다던 당신입니다.
국회의원이 되어도 여전히 생활비가 모자라
강연 등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던 당신이
맨 먼저 국회특활비를 없애자 제안했습니다.
아무도 할 수 없었던 삼성 X 파일을 공개하였고
성소수자를 지지하였으며 
4대강 문제, 탈핵에도 앞장 섰습니다.
불의 앞에 당당했던 당신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이 자신의 작은 실수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에 관대하고 타인에 엄격할 때에
당신의 조그만 허물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더 큰 정의를 해칠까 두려워
당신은 스스로를 버렸습니다.


스스로 뿌리 뽑는 나무는 
이미 나무가 아니겠지만 
그늘을 잃고 뜨거운 세상, 불볕더위에 내몰린 우리는 
비로소 나무를 생각합니다.
염치없는 세상이 드러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염치를 생각합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남긴 유언은 

우리에게 
부끄러움보다는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는 노회찬이 되라고 말하였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항상 새롭게
웃으며 혁명하는 노회찬이 되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겠습니다.
아직도 요원한 촛불혁명의 길을 
서로가 서로에게 그늘이 되는 나무들이 되어
가겠습니다.
큰 나무 노회찬!
편히 쉬소서......        조영옥

 

낮의 온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광장에 앉은 추모시민들은 더운 날씨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엄숙하였다. 곤궁한 민중과 같이 느끼고 말하는 아주 드문 정치인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의 발로 아니었겠는가? 그를 견딜 수 없게 만든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는 힘들지만 우리편이라고 느꼈던 그런 사람 잘 없었던 것 같다.

 

애도든 추모든 슬퍼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무슨 대단한 이벤트인냥 포털을 가득 채우는 유명 정치인들은 슬퍼하지마라. 당신들도 정녕 그의 죽음을 안타깝다고 느낀다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진정성을 증명하라.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도 즉각 설치하고 국회의원 특수활동비도 당장 폐지하고 고인이 역설하던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선거제도도 바꿔라. 이런저런 지난 인연을 말하며 카메라 앞에서 울지마라. 역겹다.

 

이정희.jpg

 

워낙 타고난 반골기질 때문이겠지만 궂긴 소식 앞에서도 통합진보당사태에 대한 단상을 떨쳐내지 못하겠다. 그대들의 통합진보당 당권장악을 위한 거짓 공작에서 시작된 종북몰이에 누군가는 내란음모조작으로 5년째 감옥에 있고 누군가는 정치력을 거세당한 채 허망과 애통, 원망을 이 악물고 참으며 남몰래 조문해야 하는 형편에 처해 있다. 정치적 동지를 말하고 형이라 부르는 그대들 자중하라. 역겹기는 매한가다.

 

“나는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운명이 그리스 신화 속의 이카로스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중은 해방 이후 한 번도 태양이라는 권력에 가까이 간 적이 없었다. 민중이 권력이라는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것은 2012년이었다. 야권연대를 통한 공동정부의 수립이 눈앞에 보였을 때 태양은 거침없이 이카로스를 공격했다. 그의 날개는 아직 태양열을 견디기엔 너무 약했다.”는 이석기전의원의 독백처럼 이미 오래전 보이진 않는 손들에 의해 드루킹이라는 브로커가 쳐 놓은 ‘이카로스의 감옥’이라는 덫에 걸린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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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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