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18.07.17 15:22

더위가 사람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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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다. 앞으로 10일 이상 약 1달까지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암울하다. 요즘 옷도 좋고 정 안되면 겹겹이 껴 입으면 되니 추위는 그래도 버틸만 하다. 더위는 뺄가벗고 있어도 좀처럼 적응이 안된다.

 

일반적으로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것을 말한다.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 같으면 폭염주위보를 35도 이상 2일 이상 지속이 예상되면 폭염경보를 발효한다. 통계상 1980년에서 2009년까지 폭염일수는 평균 9.0일이었다. 2017년의 경우는 14.4일이었고, 앞으로도 급격히 증가해 2070년 부터는 2달이상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 따르면 공식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2012년 15명, 2013년 14명, 2014년 1명, 2015년 11명, 2016년 16명 사망으로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태풍이나 대설 등의 모든 기상 재해를 통틀어 가장 많다고 한다. 2018년에도 78세, 86세, 84세 여성 그리고 2세 남아 이렇게 총 4명이 벌써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인간은 항온동물이다. 정상적인 기본 대사작용이나 심장, 위장관의 운동과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자연적으로 열이 발생한다. 물론 주변 기후로부터 흡수하는 열도 있다. 이런 열을 대류 복사 전도(특히 복사)의 물리법칙에 의해 열을 식히기도 하지만 숨 쉴 때 뱉어 내는 공기나 대소변 눈물 땀 등의 배설물, 그리고 땀의 증발에 의해 열을 발산한다. 이런 열생산과 발산이 늘 균형을 이루어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뇌 깊숙이 시상하부라는 곳에 특별히 열에 예민한 세포들이 모여 체온조절 중추로서 역할을 하고 뱃속 장기나 피부 척수 등에 있는 열수용체로 부터 정보를 받아 정상으로 세팅된 체온 보다 낮으면 열을 생산하고 높으면 열을 발산하게 한다. 이때 내분비계와 근골격계 자율신경계가 동원된다.

 

열을 발산하기 위해서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땀 배출을 늘린다. 이렇게 하면 땀이 증발되면서 확장된 말초혈관 속 혈액도 식힌다. 갑상선호르몬과 카테콜아민을 감소시켜 대사활동을 줄이고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올라가 소변배출을 줄여 탈수를 막는다. 추울 때 모공이 서늘하게 털이 서는 것과는 반대로 입모근이 이완된다. 일반적으로 심부체온이 41도 이상 34도 이하가 되면 체온조절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열질환은 중증도에 따라 열발진, 열부종, 열(근육)경련, 열실신은 비교적 경증으로 열탈진과 열사병은 중증으로 구분한다.

 

열발진은 쉽게 말해 땀띠이다. 땀구멍이 막혀 땀배출이 안되어 생긴다. 열부종은 말초혈관의 확장과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소변배설이 감소하여 생긴다.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리나 팔이 붓는 것을 말한다. 잘 때 다리를 높여 놓고 자면 된다.

 

열경련은 땀을 심하게 흘리게 되면 우리 몸속 소금끼 즉 나트륨이 떨어져 손발이 돌아가고 뻣뻣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쥐난다고 하는 그것이다. 체온은 정상이다. 신장에서 소변이 만들어질 때는 나트륨 등의 전해질이 저절로 균형을 이루는 데 땀으로 배출이 될 때는 나트륨도 같이 빠져 나가 버린다. 이온음료 같은 것을 마시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다만 주의할 점은 소금을 단독으로 먹는 것은 탈수를 악화시키므로 금지이고 물만 마시는 것도 저나트륨 상태와 근육경련을 악화시킨다.

 

열실신은 말초혈관의 확장으로 다리쪽에 피가 쏠려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 기절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학교 시절 청순가련한 여학생이 운동장 조회시간 교장선생님의 긴 훈화 말씀 중 갑자기 쓰러지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열탈진은 혈관확장과 과다한 땀 배출로 뇌 혈류량이 감소하여 발생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 갈증에 무딘 노인, 비만, 고혈압약 복용자들이 위험집단이다. 기운없고 메슥거림 두통 근육통 어지러움 불안정 등의 증상을 보인다. 땀이 많고 혈압이 떨어지며 맥박이 빨라지지만 체온 보통 40도를 넘지 않고 의식은 유지된다.

 

그러나 이쯤되면 응급처치로 그늘지고 서늘한 곳으로 옮겨 눕히고 가능한 만큼 옷을 벗기고 다리를 올려주며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체온을 내려주면서 응급실로 가야한다. 쉽게 생각하다가 치명적인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Heat-exhaustion.jpg

열사병은 영어로 Heat stoke 즉 열에 두드려 맞았다는 뜻으로 한자로도 熱射病, 발사된 열에 맞은 병이다. 일사병과 구분해서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일사병(Sun stroke)은 태양에 의한 경우를 강조하여 쓴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열사병은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조절기능이 실패한 것을 의미하고 심부온도가 40도를 넘고 의식도 잃은 상태를 말한다. 고전적인 A형은 소아나 노인에서 48시간 이상에 걸쳐 서서히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고 운동성의 B형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일하는 군인 운동선수 건설노동자 등 건강한 중년에서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이 되면 뇌기능이 손상 받아 혼수상태에 빠지고 간질발작이 일어나며 체온조절중추 뿐만 아니라 호흡중추도 마비가 된다. 간세포의 괴사를 유발하고 급성신부전이 일어나며 골격근이 녹아내린다. 심혈관세포와 심장의 전기전도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해지기 전의 증상은 열탈진과 거의 비슷하다. 즉 증상으로 구분이 안된다.

 

1992년인가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한해 후배가 탈춤연습을 하다가 열사병에 의한 다발장기 손상으로 사망한 기억이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체온을 낮추려는 노력과 동시에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가야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80% 사망한다. 빨리 진단하고 즉각적으로 체온을 낮추면 10%정도로 사망률이 떨어진다. 병원도착 전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체온을 낮추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급하면 병원에서는 얼음물로 장세척을 할 수 있고 얼음물 관장도 할 수 있다. 링거 줄을 얼음물에 담궈 주입하는 방법도 있다.

 

7월17일 질병관리본부의 5년간(2013~2017년) 온열질환 집계 현항발표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총 6500명 보고됐고 40%는 한낮에 발생하였지만 33%는 정오 이전과 오후5시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실내에서 발생한 경우도 20%나 된다.

 

제일 좋은 예방법은 야외활동을 안하고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 놓고 놀면 된다. 그럴 수 없으면 장시간 연속해서 혼자 일하지 말고 반드시 여러 사람들 같이 일정한 간격으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를 해야 한다. 술과 커피는 소변 배설을 증가시켜 탈수를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물이다.

 

30분 간격으로 쉬면서 갈증을 믿지 말고 갈증에 상관없이 200cc 이상의 물이나 주스, 이온음료를 마셔주는 게 제일 좋겠다. 밝은 색의 가볍고 헐렁한 옷이 좋고 갑자기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몸이 고온에 적응하는 데 3일에서 5일 정도 걸리므로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일하는 게 좋겠다.

 

우윤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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