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근 칼럼
2018.02.07 14:14

영웅 소설 민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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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소설 민중 소설

 

 

고창근 (소설가)

 

고창근.jpg  영화 <1987>이 한창 주목을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이 주배경이지만 1987이란 년도에서 드러나듯 그 해는 이한열 열사가 최류탄에 맞아 사망했다.

 

또한 6월 항쟁이 일어났으며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내고 민중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해이다.

 

공교롭게도 그 해에 나온 소설 중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까지 여러 단체에서 필독서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은 소설이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이 소설은 초등학교가 배경인데 폭력지배자 엄석대의 폭력과 비리에 저항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당시인 1987년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의 속성, 권력의 속성과 무기력한 민중의 상황을 리얼리티하게 그려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는 비슷하지만 결론(주제)은 매우 다르다.

 

시대정신과는 정반대라는 얘기다. 1987년 당시엔 민중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면 이 소설의 결말은 유능하고 젊은 선생님이 오셔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반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

 

이 소설과 비교되는 소설이 이보다 10년 전에 나온 황석영의 소설 아우를 위하여이다.

 

이 소설도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영래라는 폭력지배자가 있어 반 아이들한테 폭력을 행사하고 아이들은 저항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말(주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정반대다. 아이들은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똘똘 뭉쳐 폭력지배자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1987년의 상황, 민중의 민주주의 쟁취와 흡사하지 않은가.

 

작년에 우리나라에는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민중의 힘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부패한 최고권력자를 탄핵시키고 감옥으로 보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매우 경이로운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민중은 항상 역사의 주인이었다.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영웅이 나타나 사회를 안정시키고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영웅사관으로 쓴 소설이 바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반면에 아우를 위하여는 민중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역사를 이끌어간다는 민중사관에서 쓴 소설이다.

 

민중을 믿지 못하는 반민중적인 소설이 아직도 여러 단체의 필독서로 지정되어 많이 읽히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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