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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 ‘안연’편에 보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내용이 이렇다.

  자공이 공자에게 국가 경영에 대해 물으니 공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꼽았다. 경제(足食), 군사(足兵), 그리고 백성들의 신뢰(民信之)였다. 자공이 만약 이 세 가지 중에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하느냐고 묻자 먼저 군사를 버려야(去兵)한다고 했다. 자공이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하느냐고 묻자 경제를 버려야(去食)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국가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無信不立)는 뜻이다.

 

  유럽에서는 나치 전범을 처벌할 때 고위직이나 유명인들의 경우 더 심하게 처벌했다고 한다. 그만큼 고위직이나 유명인들이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유명인들이나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덕과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모범과 준법정신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나라가 나라다워지고 서로 신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요즘 지방의원들의 겸직 논란이 뜨겁다. 지방자치법에는 의원들의 겸직에 대해 금지하고 있는데 법을 어긴 의원들은 처벌 조항이 미비한 것을 이용해 안면몰수하고 버티기 작정에 들어가는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정치인들이 과연 시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할 의원들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겸직을 금하며 세금으로 봉급까지 주는데도 말이다.

 

  지방 의원이 의원직 외 다른 영리 직업을 갖게 되면 불법을 행하기 쉽고 또한 오직 공리를 위해 일을 다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것이 뻔하다. 보통 영리를 추구하는 직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관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허가를 받거나 관리 감독을 받는다든지) 의원 또한 그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할 위치에 있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경우인가. 자신의 사업장을 다른 이의 명의로 돌려놓고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의원이 됐다고 의심받는 의원도 많지 않은가.

 

  공자는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라 하였다. 바람이 지나가면 풀은 눕는다. 정치가가 모범과 준법정신을 보여야 백성도 따라한다는 것이다. 즉 위정자는 모든 분야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일반 국민들보다 더 범법행위를 저지러거나 도덕과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파렴치한 정치인이 많으니 통탄할 일이다. 또한 일부 정치인은 의원겸직 금지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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